미지의 세계 허난성, 찌를 듯한 산세…300만년 전 해저대륙 홍석협 탐험해 볼까

입력 2015-10-05 07:00  

[ 윤희은 기자 ]
알아도 알아도 끝이 없는 미지의 땅, 바로 이웃국가 중국이다. 넓은 대륙에 자리잡은 22개 성이 제각기 다른 매력과 문화를 지니고 있어 한두 번 여행해서는 중국을 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30분가량 이동하면 다다르는 허난성(河南省)은 중국의 22개 성 중에서도 ‘숨은 진주’와 같은 곳이다. 아름다운 산과 호수, 역사적 자취와 문화를 한꺼번에 품고 있는 이곳에선 현대 도시문명과 거리를 유지한 채 오랫동안 보존돼온 자연의 정취를 한껏 엿볼 수 있다. 아직 관광객의 발자취가 그다지 미치지 않은 ‘날것’의 공간에 발자국을 새겨보았다.

한폭의 그림을 간직한 봉림협

허난성 정저우(鄭州)시 운대천계국제호텔(雲臺天階國際飯店)에서 출발해 차로 한 시간여를 달리면 청록색 물줄기를 품은 웅장한 산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중국의 10대 명산’으로 불리는 윈타이산(雲臺山). 그중에서도 한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으로 유명한 봉림협(峰林峽)이다.

자지러지는 매미 울음소리를 들으며 촘촘한 계단을 오르다보면 곳곳에서 전망대로 향하는 통로를 발견할 수 있다. 어느 전망대를 가든지 하늘과 산, 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방문객들이 트레킹하듯 편하게 걸어 다니다가 언제라도 높은 곳에 올라가 전망을 즐길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한 것이 봉림협 코스의 특징이다.

1시간가량의 산책을 마치고 하산하는 방향으로 내려오면 중국 무협영화에 나올 법한 푸른 처마의 유람선이 줄지어 정박해 있는 것이 보인다. 유람선에 몸을 싣고 푸른 물자락을 가로질러 바위산을 누비는 것도 묘미다. 오랜 세월을 머금고 가팔라진 암벽과 그 위에 뿌리를 내린 푸른 나무들이 잡힐 듯 말듯 시야를 스친다.

중국의 그랜드캐니언, 홍석협

윈타이산의 또 다른 명소로는 ‘중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홍석협(紅石峽)이 있다. 표면이 온통 붉은색으로 점철된 바위산이 찌를 듯한 산세로 방문객을 압도한다. 300만년 전 바닷속에 잠겨 있던 땅이 대륙 간 이동에 따라 융기하면서 형성된 것이 지금의 홍석협이다.

홍석협을 순회하는 코스는 총 2㎞에 불과하지만 가는 길이 쉽지는 않다. 돌아가는 길조차 없이 오로지 ‘가는 길’만 있는 데다 폭이 좁아 무조건 한 줄로 줄지어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붉은색을 좋아하는 현지인이 몰리는 통에 휴가철에는 1주일 내내 붐비기까지 한다.

그러나 막상 2㎞의 시작점에 발을 디디고 나면 이동 과정의 불편함은 씻은 듯 잊게 된다. 붉은 점토로 빚어놓은 듯한 거대한 암벽, 그 사이로 흐르는 청록색 물줄기는 자연에 대한 경외까지 느끼게 한다. 중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는 수식어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진가구와 용문석굴에서 역사여행을

허난성에 보존된 것은 자연의 흔적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대표적 권술 중 하나인 태극권(太極拳)의 고향, 천자거우(陳家溝)도 이곳에 있다. 천자거우에는 태극권의 창시자 진왕정(陳王廷)을 비롯해 태극권을 계승한 대표적인 선조들의 동상, 태극권 내공의 비법을 담은 비석과 각종 기록, 관련 유물 등이 전시돼 있다. 태극권 시범 공연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유적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허난성 뤄양 남쪽에 있는 용문석굴(龍門石窟) 방문을 추천한다. 최대 16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불상과 조각, 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거대 석굴사원이다. 높이 17m가량의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을 중심으로 9개의 불상이 조각돼 있다.

중국의 7대 고도, 카이펑

허난성 북동부에는 중국의 7대 고도(古都)이자 허난성 북부지역 대표 경제도시인 카이펑이 있다. 일단 이 지역을 방문했다면 중국 북송(北宋)시대(960~1125)를 그대로 재현한 ‘청명상하원’은 필수코스나 다름 없다. 송나라식 건물로 구성된 크고 작은 상점과 식당을 거닐다 보면 1000년 전의 어느 송나라 저잣거리를 헤매고 있는 듯한 착각도 든다.

밤이 되면 청명상하원은 더욱 화려해진다. 1시간30분에 걸쳐 진행되는 공연 대송동경몽화(大宋東京夢華)는 399위안(약 7만2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감동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민물고기 튀김·전갈 요리 유명…꿀에 찍어 먹는 마도 감칠맛

각양각색의 볼거리만큼이나 다양한 것이 허난성의 음식문화다.

정저우는 빙어를 연상케 하는 민물고기 튀김과 전갈 요리로 유명하다. 또 이 지역에서 자라는 마는 달고 부드럽기로 유명해 꿀을 찍어 먹으면 여느 유명 호텔의 디저트보다도 황홀한 감미(甘味)를 즐길 수 있다. 뤄양(洛陽)의 명물은 무를 채로 썰어 만든 제비집 요리다. 무 특유의 시큼함과 담백한 국물이 균형감 있게 어우러져 침샘을 자극한다.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익숙한 음식문화는 카이펑(開封)에 자리 잡고 있다. 고기와 육즙이 어우러진 만두와 신선한 묵 무침, 생선탕수 등이 제각기 다른 풍미로 미각을 즐겁게 한다. 시원한 지역 맥주 한 잔은 덤이다.

정저우·카이펑=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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